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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 vs 민엄나무 재배 노하우

by elsaking 2025. 4. 17.

엄나무와 민엄나무, 닮은 듯 다른 두 나무의 재배와 활용

엄나무와 민엄나무의 차이점

엄나무와 민엄나무는 겉모습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식물입니다. 하지만 생태적 특성과 재배 목적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엄나무는 줄기와 가지에 뾰족한 가시가 많이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 가시는 야생동물이나 사람의 접근을 막는 방어 기능을 합니다. 반면 민엄나무는 가시가 거의 없거나 매우 미약해 관리가 훨씬 수월합니다.

 

또한 엄나무는 보통 산림청에서 임산자원으로 분류해 활용하는 반면, 민엄나무는 관상용 또는 약용으로 소규모 정원에 심거나 유기농 재배 형태로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 속도는 민엄나무가 약간 더 빠르며, 환경 적응력도 높아 초보자에게 유리합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약용나무로 기록된 엄나무

엄나무는 ‘가시나무’ 혹은 ‘개두릅’이라고도 불렸으며, 『동의보감』을 비롯한 고대 의서들에 자주 등장합니다. ‘엄나무피(嚴木皮)’라는 이름으로 줄기 껍질이 약재로 사용되었고, 위장 강화, 신경통, 간 기능 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고산지대 주민들 사이에서는 관절통이나 허리통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민간 약재로 쓰였으며, 산삼이나 두릅과 함께 귀한 나물로 여겨졌습니다.

 

고려시대에는 귀족들이 봄철 입맛을 돋우는 진미로 엄나무 순을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도 두릅과 함께 나물로 공수되어 진상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한의학적 효능 덕분에 조선 후기에는 엄나무 껍질을 염기성 한약재로 활용해 탕약의 ‘해독용’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민엄나무의 생물학적 배경

엄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두릅나무과(Araliaceae) 식물입니다. 그런데 같은 엄나무 속에서도 가시가 극단적으로 적거나, 거의 없는 개체들이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고, 이런 개체들이 ‘민엄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이 이름의 ‘민(民)’은 ‘민낯’처럼 덜 꾸며지고, 단순하고 순한 성질을 강조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Aralia elata var. inermis(가시 없는 엄나무 변종)이라는 학명을 부여하기도 하나, 아직 정식 분류학적으로는 완전히 독립된 종이나 품종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닙니다.


농가에서 민엄나무를 선호하는 이유

가시가 없기 때문에 수확이 쉽고, 작업 중 부상 위험이 거의 없으며, 관리도 훨씬 편리합니다. 따라서 유기농 재배나 체험형 농장, 고령 농가에서도 많이 선호되고 있으며, 최근엔 엄나무보다도 민엄나무 묘목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엄나무의 기능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시가 없으니, 일종의 **현장 맞춤형 ‘자연 선별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심는 시기와 방법

엄나무와 민엄나무 모두 이른 봄, 3월 말에서 4월 초가 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땅이 충분히 풀려 있고, 생육 초기에 필요한 수분을 자연스럽게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 늦게 심으면 뿌리활착이 불안정해지고, 한여름 더위에 타버릴 수 있으므로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심어야 안정적입니다.

 

심을 때는 뿌리 부분이 숨을 쉴 수 있도록 깊이 40~50cm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유기물과 혼합한 흙으로 덮어줍니다. 초기에는 강한 직사광선보다 반그늘 환경이 좋으며, 특히 민엄나무는 반그늘에서 성장 속도가 더 안정적입니다.

번식 방법과 접목 기술

엄나무는 씨앗번식과 근주번식이 모두 가능하지만, 실제 농가에서는 뿌리순을 활용한 근주번식이 일반적입니다. 뿌리에서 나오는 새순을 분리해 이식하면 유전적 특성이 동일하고, 생존율도 높아 대량 번식이 가능합니다.

 

민엄나무는 이보다 더 번식이 쉬운데, 뿌리 옆에서 무성하게 새순이 자라나므로 이를 분리하여 바로 옮겨심는 것만으로도 번식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유망한 유전자형을 접목하여 상품성을 높이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으며, 특히 민엄나무에 고품질 엄나무를 접목해 병해충 저항성을 높인 사례도 있습니다.

비료와 거름 주는 법

처음 심을 때는 완숙 퇴비와 부엽토를 1:1로 섞어 사용하며, 유기질 비료를 함께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질소 위주의 비료보다는 인산과 칼륨이 포함된 균형 잡힌 복합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뿌리 활착에 도움이 됩니다.

 

엄나무는 다소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민엄나무는 유기물 함량이 높은 토양에서 수확량이 좋습니다. 봄에는 기본 거름을 주고, 여름철 생육기에는 2회 정도 추가로 액비를 주면 생장 촉진에 효과적입니다.

재배 시 주의사항

엄나무는 성장 중에 가시가 생기므로 작업 시 반드시 두꺼운 장갑과 보호복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확기에는 가시에 찔릴 위험이 크므로 수확 작업 환경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민엄나무는 그 위험은 덜하지만, 습한 환경에서 뿌리 부패가 발생할 수 있어 배수 관리가 중요합니다.

 

병충해로는 민달팽이나 응애류가 자주 발생하며, 초기에 유기농 방제를 해주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해마다 가지치기를 해줘야 하는데, 너무 과하게 자란 가지는 수액 소모가 심해져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농가 소득과 시장 가치

엄나무는 한방 약재나 건강보조식품 원료로 꾸준한 수요가 있습니다. 특히 봄철 어린순은 '두릅' 못지않은 산나물로 인기가 높아, 소득 작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민엄나무는 직접적인 약재 수요는 적지만, 관리가 쉬워 자가 소비용 또는 체험 농장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유기농 마켓에서 고가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또한 산림조합 등을 통해 판매 시, 유통 루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수익률이 높은 편이며, 가공식품(엄나무차, 엄나무액 등)으로 확장 시 부가가치가 크게 올라갑니다.

엄나무와 민엄나무의 건강 효능

엄나무는 오래전부터 관절염, 위장질환, 신경통, 간 건강 등에 좋다고 전해져 왔으며, 실제로 엄나무 껍질이나 뿌리를 달인 물은 항염 및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관절이 좋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꾸준히 소비되는 대표적인 민간 약용 나무입니다.

 

민엄나무 역시 잎과 줄기에서 유효성분이 추출되며, 면역력 증진, 혈액 순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임상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므로, 식품으로 활용할 때는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봄철 산나물의 보물, 엄나무 순 먹는 방법

엄나무 순은 봄철 한정으로 맛볼 수 있는 귀한 산나물입니다. 보통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수확이 가능한데, 이 시기의 엄나무 순은 줄기가 부드럽고 향이 깊어 식감과 풍미가 모두 뛰어납니다. 두릅과 비슷하지만 약간 더 쌉싸름하고 특유의 향이 있어, 미식가들에게는 특별한 재료로 여겨집니다.

 

엄나무 순을 먹기 위해선 먼저 채취한 뒤 바로 손질해야 합니다. 순은 15cm 이하의 부드러운 부분만 채취하고, 가시는 칼이나 손톱으로 제거합니다. 잔가시가 남아 있으면 먹을 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손질에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손질한 엄나무 순은 반드시 데쳐서 사용합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30초에서 1분 정도만 데치면, 특유의 쓴맛과 떫은맛이 빠지면서 향과 식감이 살아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식감이 무르기 때문에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데친 뒤에는 찬물에 바로 헹궈야 색이 살아나고, 나물의 조직이 탱탱해집니다.

 

데친 엄나무 순은 나물로 무쳐도 좋고,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봄철 입맛을 돋워주는 별미가 됩니다. 참기름, 마늘, 깨소금, 간장으로 가볍게 무친 ‘엄나무순 나물’은 밥반찬으로도 좋고, 도시락에 곁들여도 향이 좋아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된장국이나 된장찌개에 넣으면 향이 깊어지며, 엄나무 특유의 건강 성분이 국물에 스며들어 더욱 깊고 진한 맛을 냅니다. 일부 농가에서는 엄나무 순을 살짝 말려 저장해두었다가, 겨울철에 우려내어 차로 마시거나 탕에 넣기도 합니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엄나무 순은 유기농 시장이나 로컬푸드 마켓에서 고가로 판매되며, 봄 한철 소득 작물로도 유망합니다. 최근엔 도시 소비자들도 엄나무 순을 건강식으로 인식해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